"요즘 거리 공연 반응 괜찮아요"
[박수진이 만난 사람 1] 싱어송라이터 박명규
버스킹(Busking)은 길거리에서 연주하다란 뜻의 '버스크'(busk)에서 유래한 말이다. 거리에서 행인들을 상대로 공연하는 행위를 뜻한다.
가수 10cm, 장재인, 딕펑스, 김지수 등도 몇 해 전까지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던 팀들이다.
제주에서는 ‘버스킹’이라는 단어가 낯설다. 요즘 들어 제주시청 거리 등에서 뮤지션들이 '버스킹'을 종종 한다.
기자도 여럿 팀들을 봤다. 인상 깊게 본 뮤지션도 몇 있다.
그 중 한명이 싱어송라이터 박명규(25)다.
최근 제주시청 한 카페에서 지인의 소개로 박명규를 만났다. 무대에서 카리스마를 내뿜던 모습과는 달리 쑥스러움을 많이 타던 그였다.
"8살 때 텔레비전에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연주에 반했어요. 연주를 듣는 순간 바이올린을 배우겠다고 다짐했죠. 하지만 집안사정으로 학원을 다닐 수 없었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노래를 하게 됐어요"
그는 음악을 할 때가 가장 즐겁고, 음악을 할 때가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는걸 느끼면서 서서히 가수를 직업으로 삼았다.
"슬럼프가 항상 있었지만 힘들어도 음악, 슬퍼도 음악 이었어요. 결국 저는 '음악'을 해야 하는 사람이었죠. 지금도 힘들지만 한길만 끝까지 걸어 나간다면 언젠간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꿈을 키워나갔죠"
그는 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았다. 2008년 전국노래자랑 '우도편' 등에서 일등을 차지했다. 셀 수 없이 많은 공연을 하면서 많은 팬들도 만나왔다.
"소극장은 장소가 작아 가수와 관객이 정말 가까운 위치에서 만나게 되요. 제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관객분이 우시더라고요. 그때 저도 울컥했어요. 또한 요즘에는 공연장에서 저의 노래 제목을 외쳐주는 팬이 많이 늘었어요. 공연 한 만큼 팬 덤도 늘고 있어 더 없이 기뻐요"
그에게 '롤모델'이 누구인지 물었다. 그는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YUI'와 윤도현을 꼽았다.
우연찮게 들은 'YUI'의 노래는 그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YUI는 여성임에도 학교를 중퇴해 기타를 배우며 곡을 쓰고, 거리에서 노래하는 결단력과 자신감을 보여줬어요. 저에겐 적잖은 충격이었죠"
YUI와 그는 고작 2살 차이였다. 연령대도 비슷했기 때문에 그에게 더 자극이 됐다. 그때부터 기타를 배웠고, 스스로 밴드를 결성해서 활동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같은 팀 드러머 동생이 윤도현 밴드의 음악을 추천해 줬는데, 듣고 난 후 완전 빠져들었어요.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공연장에서 윤도현씨랑 마주치는 일도 많았어요"
'싱어송라이터'란 타이틀로 활동한지 3년이 된 그다. 아직까지 제주에서 활동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학창시절을 제주도에서 보냈기 때문에, 우선 고향에서 제 이름을 알리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전 공연 중에서도 거리공연을 꼭 하고 싶었어요.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중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죠. 4~5년 전만 하더라도 도내에서 거리공연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어요. 물론 안 좋게 보는 사람도 있었죠. 하지만 요새는 반응이 괜찮아요"
요즈음 그는 거리공연을 하면서 '박명규' 이름 세글자를 널리 알리고 있다.
주변 뮤지션들은 거리공연을 망설여 했다. 그러나 그의 '거리공연'이 호응을 얻자 한두 명씩 거리공연을 시작하고 있다.
'도내 뮤지션 중에서 거리공연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웃음)그런가요? 뭐 그렇다고 볼수도 있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 서울로 진출한다. 더 큰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그는 "더 늦기 전에 서울로 진출해 영향력 있는 뮤지션으로 성장한 후 다시 제주도로 내려와 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안에 발표되는 그의 첫 EP앨범에 대한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총 2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그대가아니면'과 '슬럼프' 두곡이 실린다.
그는 사비를 들여 첫 앨범을 제작중이다.
'사비로 앨범을 제작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말에 그는 "대부분의 가수들은 첫 앨범을 사비로 제작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 싱어송라이터 '박명규'의 행보를 기대해주세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박명규 팬 페이지: www.facebook.com/mg2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