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움 줬을 뿐 큰일 아니다"
박민호가 만난 제주체육 버팀목...한광수 대표
한 대표는 지난 달 대구광역시 일원에서 열린 제4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한 남중부 복싱선수들을 지원, 선수들의 메달(동메달 2개) 수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선수 개인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돈이 없어 운동을 못하는 현실이 한 대표의 마음을 움직인 것.
학생들의 지도를 맡은 김기종 코치는 “한 대표의 지원이 없었으면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나가는 걸 포기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의 지원 덕에 어린 선수들이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식 복싱부가 없는 학교에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을 위해 운동복과 권투 글러브 등 훈련 장비를 비롯해 훈련(대회 출전경비)비까지 한 대표는 선수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자칫 대회 참가조차 불투명했던 선수들은 한 대표 덕에 마음 편히 운동할 수 있었고, 결국 조백운(대정중3)을 비롯한 선수들은 2개의 메달로 한 대표의 지원을 보답한다.
‘아까운 선수가 있는데 좀 도와달라’는 복싱관계자의 부탁에 한 대표는 망설임 없이 선수들을 지원했다.
한 대표는 “힘들게 운동하는 선수들을 위한 작은 성의를 표했을 뿐 결코 큰일을 한 게 아니”라며 수줍어 했다.
한 대표는 “내 작은 도움이 선수들에게 보탬이 됐다는데 만족한다”며 “선수들이 메달까지 따줘 큰 보람을 느낀다. 선수들이 열심히 운동해 보다 큰 포부를 갖고 생활했면 하는 게 작은 희망”이라고 전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태권도 선수 생활을 했던 한 대표 역시 선수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그 절실함을 잘 알고 있다. 한 대표는 “저 역시 운동선수 출신이다. 운동을 접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어린선수들을 보면 힘들게 운동했던 시절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부부는 닮는다고 했던가. 지난 3월 체육 꿈나무들을 위해 1000만원을 쾌척한 제주도체육회 고정신 이사(승혜수산 대표)가 한 대표의 부인이다.
고 이사는 내년 제주에서 개최되는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제주도 선수단의 목표 달성 과 제주 체육 발전을 위해 꿈나무 장학금(승혜장학금) 1000만원을 전달,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자리에서 고 이사는 여력이 허락하는 한 해마다 1000만원씩 장학금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야말로 부창부수(夫唱婦隨)의 모습으로 지역사회의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스물여덟 나이에 도내에서 생산되는 광어와 소라, 보말 등을 가공, 일본으로 수출하는 사업을 시작한 한 대표는 나름 성공한 사업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30여년간 바다에서 주는 선물로 사업을 하는 한 대표는 바다 환경에도 관심이 많다.
벌써 십수년째 제주의 해안으로 밀려온 각종 쓰레기를 수거하는 제주도바다환경보전협의회 활동을 하면서 제주 환경 지킴이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지난 4월 협의회는 제13차 정기총회에서 한 대표를 회장직에 선출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바다는 제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 중에 하나”라며 “그 바다를 지키는 것이 바다에서 주는 선물로 사업을 하는 기업가의 의무”라고 말한다.
기업의 대표로 봉사단체의 수장으로, 제주 체육의 숨은 공로자로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한 대표와 고 이사의 선행이 바쁜 일상을 핑계로 앞만 보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