禹지사, ‘누구의 어른’으로 사과 했나

2013-07-02     제주매일

우근민지사가 최근 2건의 송사수(訟事數)에 휘말렸다. 한 건은 한 달 전 인터넷 매체의 기자로부터 고소를 당했고, 다른 한 건은 며칠 전 고계추 전(前) 제주개발공사 사장으로부터 역시 고소를 당했다. 두 건 모두 명예훼손 혐의다.
기자로부터 고소를 당한 것은 인터넷 보도와 관련, “그게 기자냐 간첩이지”라는 발언 때문이었고, 고계추 전 사장에게 피소된 것은 과거 농심과의 삼다수 판매계약과 관련해서다.
그런데 우근민 지사는 지난 1일 도청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자신을 고소한 기자에 대해서는 공개 사과했다. “어른으로서 미안하게 생각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알듯 모를 듯 한 사과다. ‘사과’인 것은 분명한 데 ‘어른으로서 사과 한다’니 도대체 ‘누구의 어른’으로써 사과한단 말인가. 어찌 보면 ‘기자의 어른’이란 말도 같고 또 어찌 보면 ‘도민의 어른’이란 말도 같다.
우리는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에 하나 그것이 혹시 “기자의 어른으로서 미안 하다”는 뜻이라면 이는 사과가 아니라 도리어 기자, 더 나아가 언론에 대한 모독이다.
기자와 도지사 관계는 상-하나 수직관계가 아니라 수평관계다. 출입기자는 여론기관의 대표적 지위에 있고, 도지사는 행정기관의 수장의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간첩기자로 매도한데 대한 사과를 하면서 “어른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했다면 이는 필시 도민이나 행정기관의  어른이라기보다, ‘기자의 어른’이란 뜻일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만약 이것이 우 지사의 언론관이라면 위험하기 짝이 없다. 우지사는 이에 대해 분명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