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 빗물 이용 지원 더 확대해야
농업용수로 제주의 지하수를 이용하는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풀기위한 대책은 늘 사업비 확보라는 문제 앞에서 흐지부지 되곤 해온 게 지금까지 상황이다.
다행히 요 몇 년 전 부터 지방정부가 나서 빗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려는 정책이 추진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적지 않은 농가들이 지방정부의 지원을 통해 지하수 대신 빗물을 모아 농작물 재배에 사용하고 있다.
일례로 제주도는 올해 23만t의 농업용수를 지하수가 아닌 빗물로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재 농업용수에서 빗물 등이 차지하는 이른바 대체 수자원 비율은 4%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직도 음용수로 쓰여도 모자람이 없는 지하수가 농업용수의 절대적 비중을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2022년까지 대체 수자원 이용률을 7%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농업용수를 지하수가 아닌 빗물 등으로 대체하는 사업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이로 인해 농가의 입장에서는 이처럼 큰 비용을 들이면서 대체 용수 확보에 나서기를 꺼려하는데 당연할 수밖에 없다. 오랜 기간 지하수를 농업용수로 이용하면서 굳이 추가로 사업비를 투입하면서까지 농업용수 확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생산된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농경지에 뿌리는 행위는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난센스다. 이에 따라 제주의 천연자원인 지하수를 보전하는 동시에 무한정 버려지는 빗물을 농업용수로 이용할 경우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제주도 또한 이 같은 사실을 직시하고 있는 만큼 보다 많은 사업예산을 이 분야에 투입해 지하수 보존에 나서야 할 것이다. 민간업체 등에만 지하수 남용이라고 탓하기에 앞서 지하수 보호에 대한 실질적인 지방정부의 지원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