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무너졌는데 두번 안무너지겠나?"

건입동 공사현장 붕괴 1주일…긴급대피한 주민들 여관방 전전
행정 “안전하다” vs 주민들 “안전시설 보강해야”

2013-06-26     허성찬 기자

<속보>제주시 건입동 원룸아파트 공사현장 붕괴사태(본보 6월 21일자 4면)와 관련해, 당시 긴급 대피했던 공사장 인근 주택가 주민들과 제주시간에 ‘줄다리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시는 응급복구가 완료된 만큼 재입주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집을 떠나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들은 신뢰할 수 있는 안전시설이 보강되지 않는 한 재입주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건입동 원룸아파트 공사현장이 붕괴된 것은 지난 20일 새벽 3시 51분. 밤 사이 비가 내리면서 H빔으로 막아놨던 벽막이 토사가 무너지며 인근 주민 10가구·14명이 긴급 대피했다.

공사장이 붕괴된 후 제주시는 토질 및 기초기술사의 자문을 얻어 지난 23일께 무너진 부분을 흙으로 메우는 등 응급복구를 완료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응급복구가 완료돼 추가 붕괴위험이 없다는 기초기술사의 자문결과를 근거로 주민들에게 재입주를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재입주를 거부한 채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이곳이 안전상에 문제가 남아있는데다 추가 붕괴위험이 우려된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한 주민은 “한번 무너졌는데 다시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며 “제대로 된 흙막이가 설치되기 전까지는 재입주를 하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제주시와 주민간에 재입주를 둘러싸고 평행선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은 일주일째 친·인척집과 여관을 전전하고 있다.

다른 주민은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일주일째 여관방에서 지내고 있다”며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제대로 잠도 못자고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한편 제주시 관계자는 원룸아파트 공사재개와 관련해 “시공사와 기초기술사가 옹벽작업을 위한 세부설계를 진행중이다”며 “작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재난관리과와 협의를 거쳐 시행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