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임금 제조·건설업보다 낮아…한은“저임금 구조 개선 필요”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제주관광산업 성장률이 GRDP(지역내총생산) 성장률을 상회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동종업체간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관광객들의 1인당 지출액은 크게 늘지 않았고, 관광 종사자들의 저임금 구조는 심화돼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도내 관광 부가가치 추계 및 관광객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관광산업 성장률은 7.9%로 GRDP 성장률(6.2%)을 상회하며, 호조세를 지속했다.
다만 메르스의 영향으로 성장세는 전년(15.7%) 대비 크게 둔화됐고, GRDP 성장기여율은 13.5%로 최근 5년 중 최저로 하락했다.
관광 부가가치(명목)는 1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0억원 증가, 5년 만에 2배가 됐다. 이에 따라 총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져 11.8%까지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이 5231억원으로 전체 3분1을 차지했으며, 소매업(3807억원, 23.4%), 운수업(3610억원, 22.1%),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2520억원, 15.5%)이 뒤를 이었다.
관광산업 부가가치 요소소득을 보면 종업원의 인건비보다는 기업 내 영업잉여로 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피용자보수는 2010년 47.0%에서 지난해 43.9%로 축소된 반면 영업잉여는 34.5%에서 35.4%로 확대됐다.
피용자보수를 이용해 제주방문 관광객에 의해 유발된 도내 관광산업 평균 종사자수를 추정한 결과 지난해 관광산업 종사자수는 3만9300명으로 2237명의 신규고용이 이뤄졌다. 최근 5년간 매년 2800명씩 1만4000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됐다.
관광산업이 높은 고용효과를 창출하고 있지만 종사자들은 상대적으로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산업 종사자의 1인당 연평균임금은 1820만원으로 제조업(1990만원), 건설업(1870만원)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제주 관광산업 신규고용의 절반 정도가 임금이 낮은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33만5600원으로 2010년(31만1300원)에 비해 2만4300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연평균 1.5% 증가하는데 머문 것으로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성장(-0.7%)을 했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피용자보수의 비중은 축소되는 반면 영업잉여 비중은 확대되는 등 요소소득간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저임금 추세가 지속될 경우 도민들의 소비가 위축돼 지역경제 성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비교적 임금이 높은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 등 체험관광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취업준비자들의 기회를 넓히는 한편 상대적 저임금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