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제주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중국인 월담 밀입국 사건은 인력 부족과 시설 미흡 등 허술한 보안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공항공사가 발표한 ‘제주공항 밀입국사고 조사결과 및 대책보고’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춘추항공편을 통해 제주에 도착한 중국인 왕모씨가 입국심사장 진입대열에서 이탈했을 당시 승객들을 통제해야 할 항공사 직원은 한명밖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왕씨가 월담한 장소는 공항 내 ‘CCTV 집중감시지역’이지만 이곳을 포함해 전체 집중감시지역에 설치된 CCTV 56대를 모니터링 하는 요원 역시 단 1명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사고 당일 왕씨의 도주 모습이 3차례나 CCTV 감시 화면에 표출됐지만 당일 근무자 5명 모두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담 방지를 위한 시설 역시 허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정부 합동 점검에서 사고 지점의 울타리가 월담을 방지하는 데 취약하다고 지적하며 1.2㎞ 구간의 1중 울타리를 2중 울타리로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까지 8개월이 넘도록 문제는 보완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3월말 국토부에 이를 이행했다고 거짓 보고했다.
사고발생 지점은 ‘가시캡’ 등 월담저지를 위한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왕씨는 인위적인 힘이 가해질 경우 즉시 상황실로 보고되는 장력감시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 곳을 골라 월담하는 등 사실상 보안 시스템을 무력화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월담 사건은 감시 실패 및 외곽울타리 관리 소홀, 관계자들의 보안의식 결여 등에서 기인했다”며 “상황실 모니터링 직원 확충, 장비·시설 보강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