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오라더니 예약불가”…‘황당’ 행정
“전지훈련 오라더니 예약불가”…‘황당’ 행정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6.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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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수영장 미개방
일반 이용객 늘어난 탓
유치실적 홍보와 엇박
▲ 제주종합경기장 실태수영장 전경.

제주시가 매년 전지훈련단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전지훈련 팀이 훈련장 예약을 할 수 없는 ‘엇박자 행정’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일부 종목의 경우 일반인 이용이 많다는 이유로 전지훈련팀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 훈련팀 유치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의 모 고등학교 수영팀 관계자는 최근 내년 1월 전지훈련을 위해 제주종합경기장 수영장 사용을 위해 제주시에 문의 했다가 “수영장을 사용할 수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

3년 전부터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해 온 해당 학교 관계자는 결국 타 지역 수영장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 관계자는 “선수단 사기진작 등을 위해 매년 제주에서 전지훈련을 해 왔는데 올해는 사용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고 강원도 등 다른 지역 수영장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전지훈련단을 위해 매년 1월·2월 사이 실내수영장을 사용하는 동호인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전지훈련 온 선수들에게 개방해 왔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수영장 이용객이 늘었다는 이유로 수영장 개방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종합경기장 실내수영장은 하루 800명이 이용하고 있고, 동절기에도 400명가까이 이용한다”며 “만약 전지훈련단에게 수영장을 개방할 경우 일반인들은 한 달 가량 수영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제주시는 지난 6월 전체 3167개 선수단 3만5435명을 유치해 목표치인 인 3600개 선수단, 4만5000명의 78.7%를 달성했다고 밝히면서 연간 368억원의 경제파급효과를 얻었다고 홍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과 비교하면 정반대의 행보인 것이다.

실제 수영종목인 경우 올 6월까지 모두 326개팀·3399명이 방문, 태권도(672개팀·1만4977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제주를 찾았다.

일각에선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동호인-전지훈련팀간 자리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사실 동호인들과 훈련장 사용을 놓고 다툼은 어제 오늘일은 아니”라며 “인프라 확충 없이 전지훈련팀 유치 실적 쌓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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