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도내 양식업계도 직격탄
태풍 ‘차바’ 도내 양식업계도 직격탄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6.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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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9곳서 123만마리 폐사 51억원 손실 추산
정전으로 산소공급 끊기며 발생…“살길 막막”
▲ 지난 5일 새벽 제18호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도내 곳곳에서 수많은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6일 제주시 한경면 한 양식장 인부들이 떼죽음을 당한 넙치를 건져 올리고 있다. 박민호 기자

역대급 기록과 피해를 남기고 떠난 제18호 태풍 ‘차바’는 도내 양식업계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양식어류 123만여 마리가 폐사했고, 시설 피해도 잇따르면서 피해규모도 53억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구호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태풍으로 넙치 양식어가 중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양식장을 6일 찾았다.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이 양식장 지붕은 뜯겨져 나갔고, 4000㎡ 면적의 수조에는 폐사한 넙치가 떠다녔다. 현장에서 양식장 근로자들은 떼죽음을 당한 넙치를 뜰채로 건져 양식수협 수거 차량에 옮겨 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만 출하를 앞둔 넙치 2만5000여 마리가 집단으로 폐사했다. 시가 3억원(마리당 1만2000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양식장 측에 따르면 태풍 ‘차바’ 내습당시 양식장이 정전되면서 수조에 산소공급이 중단됐다. 정전 직후 비상발전기가 가동됐지만 초속 50m가 넘는 강풍에 변전실 유리창이 깨지고 빗물이 쏟아지면서 비상발전기마저 멈춰버렸다.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산소가 풍부한 지하 해수를 수조에 공급하지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취수관으로 흙탕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수조에 있던 넙치들이 집단 폐사한 것이다.

양식장 직원들은 이날 새벽부터 과산화수소를 수조에 뿌리며 넙치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넙치들의 집단 폐사는 막을 수 없었다.

이 양식장 대표는 “당시 8시간 동안 정전이 되면서 넙치를 살릴 방법이 없었다”며 “지난여름 고수온 저염분수 피해 이후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기니 살길이 막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 지난 5일 새벽 제18호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도내 곳곳에서 수많은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6일 제주시 한경면 한 양식장 인부들이 떼죽음을 당한 넙치를 건져 올리고 있다. 박민호 기자

이 양식장 외에도 제18호 태풍 내습으로 피해를 입은 도내 양식장은 모두 9곳으로 넙치 66만6000마리와 돌돔 27만 마리, 도다리 20만 마리, 터봇(유럽산 가자미) 10만 마리 등 모두 123만6000마리가 폐사했으며, 피해액은 17억원을 넘어섰다. 이들 양식장 역시 정전에 따른 산소 결핍으로 떼죽음을 당했다. 또 취수관 가동이 멈추면서 모래와 흙이 섞인 바닷물이 수조에 유입돼 피해를 키웠다.

이날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도내 양식장 9곳에서 어류 123만 마리가 폐사했고, 양식시설(하우스) 68곳이 파손돼 모두 51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피해접수가 계속되면서 전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태풍 피해를 입은 일부 양식장은 5억원 안팎의 양식재해보험을 가입해 어류 폐사와 시설물 파손에 대해 보상을 받게 되며,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양식장들은 피해 조사가 마무리되면 일정 금액의 복구비가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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