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주협회 “갈치가 워낙 안잡혀 옥돔을 주로 잡는 실정”
최근 갈치 어장이 형성되며 어민들이 본격적인 조업에 나서고 있지만 어획량은 급감, 은(銀)갈치가 금(金)갈치로 불릴만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여기에 생산금액도 크게 줄어 어민들의 한숨도 깊어가고 있다.
12일 제주시수협에 따르면 올해 1~3월 갈치 위판량은 7만5203㎏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월 한 달 동안의 갈치 위판량인 7만5255㎏에도 못 미치는 양이다.
특히 지난 2월에는 1만4133㎏에 머물렀다. 지난해 2월 물량인 10만6201㎏의 7분의 1 수준까지 어획량이 줄었다.
이에 따라 최근 10㎏들이 1박스 당(13미·특대) 위판가격은 51만7000원 수준까지 급등했다. 1마리당 약 4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또 어선에서 급속 냉동한 갈치 역시 9미에 43만원, 13미에 46만원, 19미에 39만5000원에 책정되는 등 전체적으로 갈치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 같은 사정은 다른 수협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귀포시수협의 올해 월 별 갈치 위판량을 보면 1월 31만5684㎏, 2월 7만6749㎏, 3월 9만6805㎏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서귀포수협에서 거래되고 있는 냉동 갈치 1상자(33미)의 지난해 1~3월 평균 시세는 11만9116원이었으나, 올해는 16만9557원으로 40%가량 올랐다
갈치 어획량 감소로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2월 전체 생산 금액은 123억1614만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 같은 기간 236억7495만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면서 어민들도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갈치 어획량 급감은 최근 일부 대형 어선들이 저인망을 사용해 갈치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등의 불법 조업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어민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 제주 해역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늘어나고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기상 악화로 국내 어가의 조업 일수가 줄어든 것도 어획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어선주협회 관계자는 “갈치 어획량이 해마다 들쭉날쭉하고 있다”며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싹쓸이 조업으로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어민들은 갈치보다 옥돔을 주로 잡으러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