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율 2013년 10.7%·2014년 16.4% 이어 2년만에 3배
제주지역 가계대출 증가속도와 규모가 타 지역에 비해 우려할 만한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됐다.
23일 한국은행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8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내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3년 10.7%에서 2014년 16.4%, 지난해 31.3% 등으로 매년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차주당 가계대출액은 6139만원(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전국 평균(6878만원)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증가속도가 빨라 가계의 상환부담도 점차 가증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차주당 대출잔액 증가율은 23.9%로 전국 9.0%를 크게 앞지른 가운데 현재의 증가속도가 지속되면 1년 후 차주당 대출액은 전국평균(7497만원)을 상회하는 7606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지역소득을 감안한 대출상환 부담(원리금상환액/가처분소득) 비율은 32.3%로 경기(33.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지역경제 규모를 고려한 비율(가계대출액/GRDP)도 79.5%로 세계경제포럼이 제시한 위험 임계치(75%)를 상회하고 있다. 지역별 분류가 되지 않아 분석에서 빠진 카드사용액과 비영리법인 대출을 포함할 경우 위험 임계치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양척 측면과 함께 질적측면에서도 담보가 없거나 담보가치 산정이 어려운 기타대출(주택 외 담보 및 신용대출)의 비중(60.4%)이 높아 향후 도내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거나 경기가 위축될 경우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대내외 환경변화로 담보가치가 하락하고 가계소득이 줄어들면 차주의 상환부담이 급속히 확대돼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저해될 수 있다”며 “금융기간은 지역내 가계대출에 내재된 잠재리스크에 유의해 원리금 분할상환을 유도하거나 차주 상환능력 심사를 확대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수준에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제주지역 가계대출에 대한 연간 추가 이자부담액은 1000억원(차주당 50만원) 내외로 추산된다”며 “금융기관 이용자도 금리충격에 대비해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차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도내 연령대별 차주당 대출액은 50대가 7969만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60대 7334만원, 40대 6282만원, 70대 이상 5880만원, 30대 5481만원, 20대 2004만원 등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