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농약공급체계 변경 “생색내기” 민원
농협 농약공급체계 변경 “생색내기” 민원
  • 진기철 기자
  • 승인 2016.0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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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 “판매장려금 빼고 매출이익률 적용 수익 같아”
제주농협 “원가개념 도입…농업경영비 연 40억원 절감”

제주농협이 농업인들의 경영비절감을 위해 변경한 농약 공급 체계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민들은 판매장려금 폐지 및 상시(연중)할인제 시행을 요구한 반면, 농협에서는 판매장려금 폐지와 함께 기존 할인까지 없애 기존대로 농약 판매에 따른 수익은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농협은 올해 제주지역 농약사업 공급체계를 원가 개념을 도입해 실거래가격으로 농업인들에게 공급하는 형태로 변경·추진하고 있다.

제주농협은 연도말 농약사와 중앙회 등에서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을 감안해 농협별 공급 할인율을 정해 판매하는 방식에서 사업연도 초반부터 판매장려금을 제외한 원가에 공급제비와 취급수수료를 붙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체계를 바꿔 지난달 1일부터 각 지역농협에 지도·시행토록하고 있다.

농약공급 예시 따르면 농협은 그동안 1만2500원에 판매되는 A농약의 경우 기존 공급체계에서는 매입가와 판매장려금 20%(2500원)가 포함된 형태로 가격을 결정, 각 지역농협에서 판매장려금 내에서 할인을 적용해 농약을 판매했다.

이에 반해 이번에 변경된 체계에서는 A농약 판매가에서 판매 장려금 20%를 제외한 뒤 5~8%의 매출이익을 붙여 판매하는 형식이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이번 농약사업 공급체계 변경 시행으로 농업인들이 농업경영비를 연간 40여억원을 절감하는 기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일부 농민단체에서는 이번 농약 공급체계 변경이 농업경영비 절감이란 목적과 달리 수익유지 형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이제까지 각 지역농협에서 농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농약 할인을 해온 것이 농약가에 포함된 판매장려금을 가지고 생색을 낸 것 아니냐”며 “판매장려금을 농약 판매가에서 뺀 것은 농약가격의 투명화차원에서 올바른 결단이나 농민들이 요구해온 상시(연중)할인 수용을 거부한 채 기존 할인까지 폐지한 것은 농민을 농락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 체계에서 판매장려금 내 할인을 통해 일정 수익을 얻는 것이나, 변경 체계에서 판매장려금을 빼고 매출이익률을 적용한 것이나 결국 농협 입장에서는 수익이 같은 것”이라며 “지역농협 조합장들이 농민들의 경영안정화를 위해 할인을 하겠다고 내세웠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판매장려금 폐지와 함께 상시(연중)할인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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