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토지신탁이 분양하는 서귀포지역 한 아파트단지(146세대)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분양 희망자 중 상당수는 도외 거주인 이거나 속칭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주부동산이 ‘투자’가 아닌 ‘투기’의 목적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일 이른 새벽 서귀포시 서호동 혁신도시 내 ‘제주강정 코아루 더 테라스 블루아(분양면적 84㎡ 48세대. 이하, 코아루)’ 모델하우스 앞에는 이른바 ‘부동산 대박’의 꿈을 안고 청약 신청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앞서 지난달 26일 당첨자 발표가 진행된 1단지의 경우 조망에 따라 최대 200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소문이 돌면서 코아루 분양 신청 현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접수는 이날 9시30분부터 시작예정이었지만 상당수 대기자들은 새벽부터 현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일부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모델하우스 앞에서 자리를 잡고, 노숙을 하기도 했다. 바닥에 돗자리 펴고 앉아서 기다리는가 하면, 또 다른 대기자들은 아예 캠핑용품을 지참해 현장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며 장기전(?)을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날이 밝아오자 대기자들의 행렬을 수백m에 이르렀다.
이날 현장에선 이른바 ‘떴다방’으로 불리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대기자들 사이를 돌며 명함을 나눠주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한 중계인은 “지난번 1단지 1층(테라스)과 4층(복층)의 경우 이미 수백~2000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었다”며 “어차피 실 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당첨 후 우리에게 넘기는 것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긴 대기행렬 중에는 외지인들도 많았다. 대부분 실거주가 아닌 투자의 목적으로 현장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충북 청주시에서 왔다는 A씨는 “접수를 하기 위해 어제(19일)저녁 제주에 내려왔다”면서 “신청 자격이나 기준(보증금 500만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만약 당첨이 된다면 돈이 되기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도민은 “옆에 보이는 LH아파트의 경우 분양 1년 여만에 2억원이상 가격이 뛰었다”며 “만약 당첨의 행운이 주어진다면 짧은 기간 내 수천만 원 이상을 벌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코아루 2·3단지 당첨자 발표는 22일 오전과 오후 각각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