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학계 “또 숫자놀음 우려’…행정 “실무 팀 우선 운영”
제주특별자치도 관광당국이 그동안의 ‘양적성장’에서 탈피해 올해부터 ‘질적성장’을 열어가겠다고 선언하며 이를 위한 ‘5대 지표’를 내놨지만 정작 지표를 분석하고 점검할 팀도 꾸려지지 않은 등 주먹구구식 추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그동안 관광객 숫자에서 탈피, 올해부터 질적성장 관리지료를 선정, 관리해 내실을 다지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관광객 목표치를 발표하지 않고, 예측치 및 실제 월별실적으로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또 현재 매년 조사 중인 ‘제주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를 질적성장 지표관리를 위한 조사·분석 시스템으로 개선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표 선정 작업을 거쳐 5대 관리지표를 내놨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관광객 체류일수 ▲1인당 평균 지출비용 ▲관광객 만족도 ▲여행형태(개별·패키지) ▲마케팅 다변화지수 등이다.
이 가운데 마케팅 다변화지수는 일본관광시장 회복, 중국 외 외국인 관광객 점유율, 온라인 홍보기반 구축 등으로 구성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관리지표를 분석하고 이를 점검할 팀 구성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주먹구구식’추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정책 전환이 곧바로 질적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감안, 지표를 뽑아내는 단계에서부터 ‘분석·점검팀’을 구성해 전반적인 운영방향을 잡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결국 업계 및 학계 안팎에서는 또다시 숫자놀음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학계 관계자는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지표 관리와 함께 각종 통계자료 및 관리지표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이들 작업이 늦어진다면 선언적 정책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실적 지표 정립과정에서 팀 구성에 대해 의논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며 “우선 업무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를 중심으로 실무팀을 이달 중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타 제주발전연구원과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은 자문기관으로 두고 논의하는 체제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