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저가 호텔 체인망인 ‘치텐호텔’이 제주 진출을 예고했다. 업체 측은 공급과잉이 현실화 된 호텔업계의 경영난 타개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일정액의 로열티와, 매월 경영수수료를 지불하는 형식이라 중국으로의 자본 역외유출과 과당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국내 호텔 운영 전문회사인 CK 스테이(CK Stay)는 9일 제주웰컴센터 지하 1층 썬큰대회의실에서 투자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CK스테이는 중국 호텔 운영 전문업체인 보타오그룹의 ‘치텐’(七天)호텔 브랜드와 중저가 호텔의 또 다른 브랜드인 ‘IU’도 유치한다.
CK스테이에 따르면 보타오는 중국 내 회원 수 9000만명, 글로벌 제휴 회원 4000만여명에 달한다. 치텐은 중국에 약 3000여개 체인이 있는 호텔 브랜드로 보타오 그룹이 2005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위탁경영 가맹점 대상은 현재 객실 60실 이상의 호텔을 경영하는 운영자나 소유자이다. 호텔로 개조 할 수 있는 건물이나 건축 가능한 토지를 보유한 부동산 소유자, 개인 투자자도 가맹점 모집 대상이다.
업체 측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절반이 중국인이지만, 정작 중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중저가 호텔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중국 1위 경제형호텔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임을 어필하고 있다.
조건은 로열티로 객실당 600불씩 5~6년치와 매월 매출액의 6%를 경영수수료로 지불하는 형식을 내세웠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으로의 자본 유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도내에서 외국인이 운영하고 있는 관광숙박시설은 20개소. 9개소는 신축했고, 11곳은 인수(매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자본이 운영하고 있는 관광숙박시설만 18개에 달한다.
여기에 신규 사업자도 모집 중이라 객실 과잉공급이 현실화 된 현 시점에서, 업계 간 과당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현재 도내 등록된 관광숙박업소는 329개로 객실수만 2만 4963실에 달한다. 정확한 숫자가 파악되지 않는 게스트하우스나 농어촌민박 등을 더하면 사실상 공급과잉이 현실화 된 상황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호텔의 제주진출이 본격화되면 중국자본에 의한 잠식은 물론 역외유출도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계약조건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