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제주시 이전
중소중견기업 추가 허용
지배구도 예측불허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 관광객이 332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씀씀이가 큰 중국 관광객이 300만명에 육박하며 면세산업이 호황이다. 외래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파이가 커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내 면세점을 ‘황금알 낳는 거위’로 비유되기도 한다. 특히 면세한도가 커지고 추가 신규 시내 면세점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면세점간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향후 시장 판도와 면세시장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제주형 면세산업’으로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현재 제주 면세시장은 크게 외국 관광객이 주 고객층인 롯데·신라 시내(외국인) 면세점, 한화 갤러리아 듀티프리(제주공항 출국장)와 내국 관광객이 주요 고객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면세점(제주공항), 제주관광공사(JTO) 면세점(중문)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조 46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신라와 롯데 등 대기업 시내 면세점이 5900억원으로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이들 대기업 면세점의 매출신장 폭은 2011년 2133억원에 견줘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기간 국내 외국인 면세 시장의 매출 폭이 2배가량 확대된 것에 비해 빠른 매출신장세다. 특히 제주 면세시장 파이는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이를 둘러싼 경쟁도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현재 제주 시내 면세점은 롯데와 신라 양강구도로 형성돼 있다. 롯데는 국내 면세시장의 절대강자 위치에 있지만 제주에서만큼은 신라에 밀리며 체면을 구겼었다. 그런데 당시 롯데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라는 지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크루즈고객을 40%가까이 확보하며, 마케팅 능력을 과시해 온 터라 2.5배 커진 롯데의 제주시 매장은 신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우려한 신라는 앞서 롯데면세점 특허가 만료되자 특허권 경쟁에 뛰어 든 바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이유로 내걸었지만 롯데가 빠져나온 자리에 들어가 결과에 따라 독점 체제로 가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특허권이 롯데 품에 돌아가며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여기에 올해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1곳의 시내 면세점이 추가로 허용되면서 시내 면세점 지배구도는 한치 앞도 내달 볼 수 없게 됐다. 이번 신규 특허권 도전에는 JTO를 비롯해 엔타스듀티프리, 부영주택 등 7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이뤄 만든 제주면세점 등 3곳이 참여했다.
운영권 향배가 오는 10일 결정될 예정이어서 어느 기업이 미소를 지울지 장담할 수 없지만, 중국 관광객이 주 고객인 만큼 대기업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면세업계에서는 향후 3곳의 시내면세점 매출이 4:4:2 구도만 형성돼도 신규 업체로서는 크게 성공했다 평가할 수 있다고 봤다. 거대 유통공룡 틈에서 20%를 가져오기는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중문관광단지를 입지로 내세운 기업이 특허권을 가져가게 되면 롯데와 신라의 틈바구니에서의 경쟁부담은 덜게 된다. 물론 지리적 여건상 전체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 크루즈 관광객 유치면에서는 일부 부담이 따르지만 강정 크루즈항을 내다볼 경우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시내 면세점의 주 고객인 중국인들의 해외나들이 수요 증가 전망도 후발주자들의 부담을 더는 요소로 작용한다.
한화 갤러리아와 JDC, JTO면세점은 시내 면세점들과의 경쟁 부담은 덜한 편이다. 이들 면세점인 경우 출국자와 내국인 고객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한화인 경우 비싼 임대료(제주공항) 탓에 큰 성장은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기존 백화점 중심의 사업을 다각화 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제주시 이전으로 앞으로 시내 면세점 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경쟁은 피할 수 없겠지만 늘어난 중국 관광객 흡수차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많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