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활황세·LTV 규제 완화 등 영향
제주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투자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최근 도내 주택가격 상승률이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이자율을 웃돌면서 신용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하는 사례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정상돈)는 30일 내놓은 경제브리프 ‘최근 제주지역 가계대출 급증 배경 및 특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4월말 현재 도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조6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2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월별 증가율로는 가장 높은 것이다. 전국(10.0%) 및 도(道)지역 평균(12.1%)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도내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활황세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 금리하락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 감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0년 이후 인구 순유입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도외 거주자의 도내 주택매입 규모가 크게 늘면서 주택거래가 급증,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금리 하락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내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상승해 작년 9월 이후 주택매매가 상승률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웃돌고 있다.
금리부담이 줄면서 1인당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2013년말 5576만원에서 작년말 6071만원, 지난 3월말에는 6518만원으로 늘고 있다.
금융환경 변화와 함께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투자목적용으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가계대출에서 주택구입용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9.2%로 전국평균(48.7%)보다 높은 가운데 투자목적의 주택매매 비중도 직년 하반기 20.7%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27.3%로 높아졌다.
문제는 도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일시상환이나 변동금리부 대출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데다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여서 앞으로 급격한 경기변동이나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상환부담이 가중되는 상황도 예상된다는 점이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2013년 이후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빨라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채무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한은 제주본부 양호석 팀장은 “전국평균보다 낮은 연체율과 주택가격 수준, 고신용자 비중 증가 등을 고려할 때 도내 가계대출 급증으로 인한 위험이 단기간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투자목적 주택대출 편중과 높은 일시상환 비중 등이 앞으로 금리인상과 주택가격 안정 등의 요인과 복합적인 상황을 만들어낼 경우 신용경색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 팀장은 이에 따라 “가계는 부동산 매입 일변도의 투자에서 벗어나 금융자산 등으로 분산투자를 하고, 금융기관도 각계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