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시장 ‘빛 좋은 개살구’ 전락
중국인 관광시장 ‘빛 좋은 개살구’ 전락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5.0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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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도 중국 관광객 중국계가 95%까지 싹쓸이
제주 업체 수수료 지급 허덕 수익성 악화 ‘신음’
▲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중국인과 조선족, 화교 등 중국계가 경영하는 여행사와 사후 환급 면세점, 호텔 등이 늘어나면서 도내 관련업계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사진은 신라면세점 앞 중국인 관광객들. 진기철 기자 jjphoto@jejumaeil.net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도내 관련업계의 수익성은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인 관광객 시장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다.

중국인과 조선족, 화교 등 중국계가 경영하는 여행사와 사후 환급(tax free) 면세점, 호텔 등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도내 업계를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정상돈)가 12일 그랜드호텔에서 개최한 ‘2분기 제주지역 경제동향 간담회’에 참석한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늘면서 전세버스 등 관련업체들이 가동률과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도내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시장의 95% 이상은 중국계가 차지하고 있어서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외형상 매출은 일정부분 늘고 있지만 실제 수익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중국 여행업계의 이른바 ‘콴시(關係)’ 장벽이 점점 높아지면서 도내 업계는 하청업체 수준으로 전락한다는 얘기다.

실제 도내에는 20개 안팎의 중국인이 경영하는 여행사가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여행사들은 중국내 본토 여행사와 송객계약을 맺은 후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을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사후면세점과 호텔 등을 이용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도내에 있는 중국 여행사는 중국 본토 여행사에 관광객들의 제주 체류비를 받지 않는 대신 오히려 ‘인두세’로 불리는 1인당 10만원 안팎의 송객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처음부터 적자인 상태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받은 도내 중국 여행사는 제주지역 호텔과 음식점, 면세점 등지에서 상당수준의 수수료(커미션)을 챙겨 손실을 만회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지고 있다.

대규모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을 받은 호텔이나 음식점, 쇼핑센터 등은 최대 50% 안팎의 수수료를 중국 여행업체에 지급하고 나면 수익성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야 하는 불합리한 구조가 빠르게 고착화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도내 관광업계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시장을 도내 업체들이 효과적으로 주도하기 위해서는 대형여행사 설립이 시급하다”면서 “이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지역 전체에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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