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세계일류 상품'…양식업체엔 '한숨만'
빛 바랜 '세계일류 상품'…양식업체엔 '한숨만'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4.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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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양식산업 '활로' 어디서 찾아야 하나

[제주매일 고권봉 기자]제주광어. 고단백, 저칼로리로 두루 사랑을 받으면서 제주도 전역을 광어산업 지역특구로 지정해 1차 산업과 관광을 연계하는 융·복합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올해 도내 양식광어 생산업체 중 2곳이 수산물로는 국내최초로, 양식광어로는 세계 최초로 글로벌갭(Global G.A.P, 전 세계 주요 유통업자들이 연합해 만든 기준) 인증을 받았다며, 제주광어의 안전성과 고품질을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광어의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올해 지난달 말 현재 광어 1.1㎏급 출하단가는 853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 하락, 생산원가의 약 80% 수준에 머물면서 관련 산업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심지어 광어의 폐사량도 증가하고 있어 행정과 양식어가, 유통업체 등이 함께 마련하는 근본대책을 통해 사육밀도를 낮추는 등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끝없는 가격하락에 쌓여가는 광어

6일 제주도와 제주어류양식수협 등에 따르면 1.1㎏급 광어의 출하가격은 지난해 5월 기준 1만3458원에서 같은 해 6월 1만2580원으로 한 달 새 1000원 정도 떨어지더니 급기야 1년 후인 올해 5월 9142원으로 67.9% 수준으로 급락했고, 지난달 말 현재 6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전반적인 내수경기 침체 영향으로 출하되지 못해 쌓여가는 광어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1.1㎏급 보유 현황은 지난달 현재 2743t으로 작년 동기 1954t에 비해 1년 새 무려 40%나 늘어났다.

▲양식장·출하량·폐사량 급증 ‘근본문제’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양식장은 351곳으로 2012년에 비해 17곳 늘어났다.

광어를 기르는 양식장의 수조면적도 2009년 118.19ha에서 지난해 142.82ha로 4년새 21% 커졌다.

월별 출하량을 살펴보면 내수용은 올해 1월 1454t, 2월 1410t, 3월 1707t, 4월 1842t, 5월 1896t, 6월 1708t으로 모두 1만17t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9944t에 비해 0.7% 증가한 것이다.

수출용 출하량은 지난달 말까지 1293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증가했다.

하지만 양식장 수조 ㎡당 생산량은 2009년 22t에서 지난해 16.1t으로 26.8%나 감소했다.

또 지난달 6월까지 폐사량은 3278t으로 작년 동기 2095t에 비해 56.5% 급증했다.

이는 대부분의 양식장에서 광어 사육밀도를 적정치보다 초과해 과다 생산에 주력하다보니 바이러스와 기생출 질병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로 인한 손실액도 지난해 530억원, 올해 6월 현재 26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생산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품종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녹록치 않다.

도내 29개 양식장에서는 제주지역 지하해수를 활용한 양식 품종으로 무지개송어, 터봇, 강도다리, 돌가자미 등이 시도되고 있으며 특화품종으로 돌돔, 참조기, 자주복, 다금바리(자바리) 등 총 9개 품종 약 700만 마리 내외가 사육되고 있지만 돌돔을 제외하고는 많은 편이 아니다.

또 제주도가 지하 해수를 이용한 바다 송어의 안정적인 종묘 공급을 위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밝혔지만, ‘2014년 FTA 대응 청정 제주바다 송어 종묘생산시설 지원 사업’에 대한 공고가 진행됐지만, 사업 신청이 들어오지 않아 현재 2차 모집 공고를 추가로 낸 상태다.

▲행정·어가 모두 정책전환 시점

6일 제주도에 따르면 활광어의 경우 정부 비축사업 대상 품목에서 제외돼 갈치와 조기 등과 같이 정부 수매에 의한 가격 조절도 불가능해 출하되지 못해 쌓여가는 광어물량이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으로 두 가지 정책이 제안되고 있다.

먼저 양식 어가에서 적정 수준의 사육 밀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즉, 넙치양식 표준 지침서에 따라 육상수조식 양식장에서 넙치 크기별 입식 사육밀도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대부분의 양식장에서 광어 사육 밀도를 적정치보다 25%에서 75%까지 초과해 생산량 확대에 치중하고 있어 바이러스와 기생충 질병이 늘어 폐사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두 번째는 국제적 수준의 위생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양어보건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수산 지도사 직제가 없어지면서 양식어가에 대한 지도관리는 행정 업무 2명, 어병 연구개발 및 질병검사 연구원 2명 등 4명이 맡아서 하고 있다.

그나마 출하 전 안전성 검사의 경우에는 수협에서 하고 있다.

질병 등을 담당하는 전담 기구가 있는 농업과 축산업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대폭적인 직제 개선을 통해 수산물안전위생안전센터 설립 등 양식수산물의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제주도는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되는 수산물 방역 및 안전성 검사에 관한 조례에 따라 항생물질 45종의 안전성 검사한 것과 관련, 지난해 3746건의 안전성 검사를 통해 466건의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앞으로 추진 계획

제주어류양식수협은 이번주부터 유통기금 10억원을 활용해 100t 가량의 광어를 긴급 수매해 시장에서 격리, 냉동어 상태로 중국 등 전량을 수출할 계획이다.

또 제주도는 수도권 등 대도시에서 제주광어 소비촉진 행사를 추진하고, 고품질 계획 생산 및 안전성 확보 방안을 강구한다.

또한 광어양식장 운영 개선과 가공·유통활성화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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