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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여성들을 위한 처우, 언제쯤이면 달라질까?"최근 대학동기의 푸념을 들었다. 주위 동료들이 억울한 사연들을 줄줄 늘어뜨려 놓으면서도 언제까지 비정규직을 위한 처우는 달라지지 않을거라고 포기하는 그의 모습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농업, 교육, 의료 시장개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은 여성 노동자의 저임금 하위직 전락, 여성의 빈곤화 심화 등 최대 희생양은 여성일 것이라는 우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비정규직, 일용직 등의 여성근로자들의 근심이 쌓여가고 있다. 물론 제주에서는 감귤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을 수 있지만 감귤산업 붕괴 이면에서 드러나지 못하는 것 또한 여성들의 고용 불안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값싼 농산물이 유입되면 여성 농민들을 열악한 일자리라도 찾기 위해 농촌을 떠나 도시로 몰려 고용환경이 악화될 것을 뻔한 사실이고 고용보험, 실업수당, 실업자 재교육 등 구조조정에서 밀려나는 여성노동자들도 태반일 것이며 그렇게 되면 전기, 가스, 수도와 같은 공공서비스의 민영화는 절대 빈곤층인 여성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 의료시장 개방은 교육비와 의료비 인상을 불러와 여성의 삶의 질을 낮아지게 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특히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면 여성들이 영구적 실업상태에 처하게 될 뿐 아니라 여성과 국제자유도시, 제주로 이주해 온 해외 이주여성들에 대한 고용차별 또한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을 통해 밀려나는 여성노동자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인프라의 구축이 우선돼야 하며 그 이전 여성들은 "밀리면 끝장"이다. 미리 미리 '고용 비상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기자수첩 | 한애리 | 2006-09-15 17:48

경제적 능력이 없고 자기 관리를 못하는 '고추장남', '된장녀' 여자친구의 마음에 들기 위해 마치 '머슴'처럼 행동하는 남성을 일컫는 '머슴남'.'고추장남' '머슴남'은 최근 인터넷 누리꾼들의 가장 큰 화제인 허영심이 가득한 미혼여성을 일컫는 '된장녀'에서 파생된 말이다.'된장녀'의 어원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는 여자들'이라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 욕설 '젠장'이 인터넷상에서 '된장'으로 변용되면서 '젠장녀→된장녀'로 바뀌었다는 설, 서양 문화·서양남자에 무분별하게 열광하지만 근본은 결국 토종을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들을 비하해 일컫는 말이라는 설 등이 그것. 남들이 하면 꼭 따라하고야 마는 혹은 급여의 반 이상을 명품가방과 의류에 쏟아 붓는 '광분족'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꼬집고 싶은 것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노동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출산과 경기 위축 속에 여성들이 직업전선에 나선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이들의 급여수준은 남성에 훨씬 못 미친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특히 이들 여성들은 처음부터 명품 가방이나 의류 등을 얻기 위해 직업전선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도 많은 누리꾼들이 보는 된장녀의 이미지는 일부 여성의 소비문화, 데이트문화를 비판하고 있다. 이에 일분에서는 "인터넷에서는 '된장녀'를 욕하면서 현실에서는 잘 꾸미고 예쁜 여성을 좋아한다"며 '된장녀'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은 혹은 남성들을 꼬집는 등 '된장녀' 논란이 남녀 성대결 양상으로 퍼지고 있는 듯하다.지난해 세간의 관심으로 떠오는 '개똥녀', 지난 월드컵 때 등장한 '엠프녀' '시청녀' 등 이슈가 터지면 우르르 모여들어 논의를 확대 재상산하는 인터넷 문화가 다원성과 다양성을 우선 인정하지 않는다면 획일적 잣대에 희생되는 여성은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라고 본다.

기자수첩 | 한애리 | 2006-08-18 17:43

희망 열리는 제주영상문화에메랄드 빛 바다와 푸른 숲, 작렬하는 태양. 바야흐로 바캉스시즌이다.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제주는 발 닿는 곳곳이 곧 피서지며 안식처다.그래서 제주는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각종 영상물 촬영지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과 각종 매체의 발달로 인해 영상문화에 대한 인기와 그 파급효과는 점점 더 커지고 있고 미술계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영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제주 역시 21세기 대체산업 육성을 위해 영상문화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아니 각 지방자치단체가 공식적으로 나서서 드라마 촬영을 협조한다든지 이미 전라북도 부안군 등이 영상문화 특구로 지정된 것에 비교한다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더욱이 제주에는 영상문화 산업발전을 주도할 인프라뿐 아니라 체계적인 전문인력양성을 위한 공간 혹은 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다. 학교정규교육과정에 영상물 제작과정교육을 담당한 교사 하나 없고 도내 대학에서도 영상문화 관련 학과가 태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제주영상미디어센터 개관 소식은 가뭄에 내리는 단비가 아닐까?국·도비 20억원이 투입돼 이번에 문을 여는 영상미디어센터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개방형 공간으로 영상미디어 교육과 체험창작활동을 지원함으로써 홍수처럼 쏟아지는 미디어 환경에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지역주민들의 제작참여를 보장한다고 한다. 하지만 취지와 목적에 맞는 영상미디어 센터의 순조로운 항해를 위해서는 인원 확충 및 예산 확보 등 산적한 과제 해결이 우선이라고 보여진다. 21세기 영상문화 시대, 세계적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백년대계를 위해 영상문화에 대한 당국과 도민의 전폭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기자수첩 | 한애리 | 2006-07-28 19:23

"여성에게 도약을! 가족에게 희망을!"제11회 여성주간을 맞아 기념행사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에서 개최한 '성정체성 문화한마당'을 시작으로 화합한마당, 여성영화제, 부부마라톤대회 등 앞으로도 많은 행사들이 남아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주간을 기념해서 열리는 각종 행사들이 아니라 여성들 스스로가 갖는 여성과 모성 콤플렉스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성공한 자식 뒤에는 위대한 어머니가 있다' 등 모성 찬양과 모성의 힘에 대한 사회의 시각은 사회적 믿음으로 뿌리 내린지 오래다. 부모가 자식을 제대로 잘 키울 의무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 헌신과 희생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이 세상 '어머니'의 절대적 미덕으로 간주된다는 점, 모성이 본성인 듯 당연하다는 인식의 바르지 못함을 꼬집고 싶다. 전업주부는 말할 것도 없고 일 나가는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과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지 못하고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리며 남편들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주눅들어 한다. 특히 일하는 여성들인 경우 아이들의 학교 성적은 엄마 성적이라는 사회적 공식때문 아이들 성적에 전전긍긍하고 작은 말썽이라도 나며 이는 곧 엄마의 탓으로 돌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양성평등사회를 지향하고 성역할 고정관념을 배격하는 신세대 여성들 역시 이런 '모성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수퍼우먼 콤플렉스' 굴레에서 허덕이고 있다. 그래서 어떤 여성들은 "제대로 키우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까지 선언을 한다. 모성이라는 이름아래 엄마들, 여성들의 인권과 삶이 과도하게 제한되고 평가 절하되는 일은 이제 그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자수첩 | 한애리 | 2006-07-07 18:54